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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근 Jae Lee

The Passion of the Christ or Jesus' Misery…

'미저리 채스틴'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셀던은 새로운 작품 구상을 위한 여행 중 콜로라도의 눈길에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자신의 열혈 팬이라 자처하는 전직 간호사 애니 윌크스의 극진한 간호 속에 뉴욕의 집으로 돌아갈 날을 고대하던 폴은, 기대와 달리 인적조차 드문 애니의 집에 오히려 감금된 현실을 깨닫게 되는데... 특히, 폴의 작품 속 주인공 '미저리'가 곧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을 알게 된 애니는 억누르지 못할 분노를 표출하며 폴을 협박하기에 이르고, '미저리'는 계속 되어야 하고, 설령 그 마지막에 이르더라도 그녀의 뜻대로 결론지어져야 한다는 애니의 서슬퍼런(?) 구애 앞에 폴은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게 된다. 추스려진 몸을 이끌고 탈출을 시도하다 애니에게 붙잡힌 폴, 헛된 시도의 대가로 양 발목과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고통을 경험하는데… 이상은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미저리'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1990년 개봉돼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미저리'는 스릴러 장르의 수작으로 꼽힌다. 특히나, 애니로 분한 케시 베이츠의 기괴하고 공포스런 표정은 영화팬들의 뇌리속에 불쾌한 뒤끝을 여전히 선사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를 향한 한 열혈 팬의 뒤틀리고 왜곡된 심리를 두려움과 공포 기제를 통해 극적으로 묘사해 주는 영화, '미저리' 이다.


어느새 3월…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로 시작되는 사순절 (Lent)을 맞아 우리는 또다시 그리스도의 고난 (the passion of the Christ)과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복음서가 증거하는 그의 수난의 현장을 살필 때 마다 늘 내 시선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면, 바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 외쳤던 군중들이 아닐까 싶다. 작렬하는 태양 빛 아래, 메마른 나무에 달려 질식사로 생을 마감해 가는 그 연약한 이를 향해 심지어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스스로를 구원하라 조롱하는 이들… 바로 얼마전 까지 생을 다해 따르겠노라, 그렇게 메시야로 추앙했던 이들의 모습이라 하기엔 가히 충격적 반전이 아닐 수 없는데… 이렇듯 두 얼굴의 군중이 탄생한 배경은 결국 예수가 그려갈 구원의 스토리가 당장 그들의 마음에는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마치 폴의 소설이 흡족치 않자 그의 두 발목을 부러뜨려서라도 자신의 바람대로 이야기를 완성하기 원했던 애니의 그 모습처럼…

그리스도의 고난 (the passion of the Christ)은 바로 그의 메세지며 그의 이야기이다. 그 고난을 관통하며, 그 너머에 있을 참 구원의 소망을 위해 모든 왜곡과 뒤틀린 시선을 감내해야 했던 예수를 깊이 생각할 때마다 과연 우리네 믿음의 시선이 그분과 함께 하는 것인지를 되짚어 보아야겠다. 혹여, 깊은 신앙과 종교성을 빙자한 우리의 독선과 아집이 그리스도의 그 숭고한 고난의 의미를 한낱 비루한 예언자의 비참한 불행 (Misery)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2천년 전 바로 그 군중이 오늘 우리네 모습은 아닐는지… 고난의 계절에 재차 고민하며 묵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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