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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근 Jae Lee

“부산행 (2016)”에게서 배우다…

442km…단 하나의 안전도시 부산을 향한 간절한(?) 여정이 여름을 관통해왔다.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한국형 좀비 무비 "부산행"의 질주는 무더운 한국의 여름만큼 극장가를 달아오르게 했는데… 마요미로 불리는 대세 배우 마동석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좀비 블럭 버스터 장르의 성공이란 점에서 영화 매니아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자리하게될 "부산행"이지 싶다. 미국으로 건너와 처음 접하게된 좀비장르는 내게 당혹스러움 이었다. 전세계적으로 5천억 이상의 수익을 올린 "World War Z"(2013)와 2010년 이래 "Walking Dead" 같은 TV 시리즈물의 성공을 보며, '좀비…이건 뭐지?' 하는 마음한 켠 궁금증과 함께…

1819년 옥스포드 사전에 처음 등재되었다는 '좀비' Zombie는 1929년 윌리엄 시부룩 William B. Seabrook의 "마법의 섬" The Magic Island:VooDoo 이란 책을 통해 본격적으로 미국에 소개된다. 죽은 영혼을 불러와 사람을 조정한다는 아이티 부두교 이야기는 20세기 초 미국사회에 Zombie culture를 형성하며 1932년 White Zombie 라는 독립영화의 성공까지 이뤄내는데…,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영혼 없이 생각을 멈춘 존재 이건만 어느새 백년을 살아낸 좀비들에게 경의를 표할것 까진 아니라지만 한번쯤 좀비들의 모습에 시선을 두고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 적어도 '부산행'으로 더위를 식힌 이들의 매너는 아닐런지 ㅎ… 그런데 놀라운 것은 좀비 관련 문화 평론가들의 글들이 주로 인간사회와 좀비간의 유사성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오로지 타인의 인육에만 몰두, 유일한 도구라곤 이빨밖에 없는 이들과 '사유하는 인간' Homo sapiens 으로 자부심 가득한우리가 서로 닮았다? '악' evil 이 지닌 두드러진 특징은 사실 그 '평범성 혹은 진부함' (banality of evil)에 있음을 일갈했던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를 기억해보자. 수백만을 학살한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 Adolf Eichmann의 모습이 흡사 우리네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함 그 자체였음에 놀랐던 이 여성 철학자의 통찰을 떠올리며, 오늘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속에 오히려 영혼없음, 사유없음이 좀비의 그것처럼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지어 타인을 향해 그 무서운 이빨을 드러낼 준비와 함께… 가을녘에 이르러 "부산행"에게서 배운다. 급박히 돌아가는 세상, 더더욱 생각하는 영혼이 되어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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