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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근 Jae Lee

하나님의 형상 이야기(2): 출생의 비밀? 우리는 그렇게 태어나지 않았다.


"오등은 자에 아선조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차로써 세계만방에 고하여 인류평등의 대의를 극명하며…" 오래전 시험용으로 암기한 기미독립선언문의 첫머리를 되새기는 건 올해 100주년을 맞는 3.1.운동의 뜻깊음 때문이다. 점령당한 약소국이지만 온 세계를 향해 스스로 다스리는 나라임을 외친 평범한 이들의 비폭력저항 운동의 선언… 한 세기를 앞서간 선조들의 모습이 늘 자랑스럽지만, 철들고 보니 독립선언의 첫문장이 더욱 놀랍게 다가온다. 특히, "인류평등의 대의…" 바로 이 지점에서…

쇠락했으나 왕조를 떠받들던 나라, 사람의 신분을 양반과 천민, 높고 낮음으로 구분함이 당연했던 시절, 심지어 힘쎈 이웃 나라에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마당에 "인류평등의 대의"를 외친다? 제 코가 석자인 사람들에게 왠지 현실과 동떨어진듯 보였던 이 선언은, 그러나, 총과 칼, 힘의 논리에 의지한 이들은 감히 닿을수 없는 사람의 숭고함을 교훈한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인류사적 비전을 지닌 선조들을 우리는 그렇게 백년전 삼월의 하늘아래 맞이했었다.

하지만, 그 비전의 선포에도 반전은 있다. 그 높은 뜻의 성취가 여전히 남겨진 과제라는 점이다. 우리뿐 아니라 세상 모든 사회가 지닌 공통의 과제… 2차대전 패전후 자신은 더이상 신이 아니라던 히로히토 일왕의 선언에도 여전히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21세기 일본의 정치인들, 19세기와 20세기동안 지난한 논의와 다툼, 희생을 통해 이룬 인종차별철폐 이지만 여전히 하얀피부와 순수혈통에 집착하는 일부 미국 사람들, 그리고 각종 폭력과 폭언, 소위 갑질 문화를 생산, 전파해내며 고상할 것이라 믿었던 가진자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버린 우리네의 일부자화상… 150년전 등장한 진화와 자연선택, 적자생존이란 다윈의 가르침을 여전히 사람에 대한 차별의 근거로 여기며 뒤틀어진 영혼 가득한 오늘의 세상을 볼 때 백년전 그 "인류평등의 대의"를 보다 더 깊은 근원으로부터 꺼내어 보려한다. 사람은 모두가 신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며, 세상을 향한 그의 통치와 보존행위에 초대되었다는 창조의 이야기로부터 말이다.

당대 수메르, 바벨론 신화와 비교할 때 구약의 창조사건은 놀라우리 만큼 발전된 인간이해를 전한다. 사람은 결국 신과 왕들을 섬기고 고된 노동을 위해 만들어졌다 가르친 바벨론 신화와 달리 구약의 하나님은 사람을 당신의 형상대로 빚어주셨고 세상을 향한 당신의 다스림에 이들의 동참을 요청하셨다. 모든 사람은 본디 존엄하며, 그들이 행하는 일은 고귀한 노동이 된다는 가르침은 그렇게 당시에 만연한 제왕적 이데올리기와 거짓된 계급신화를 깨뜨리는 창조적 역발상이었다. 무려 수천년전의 가르침속에서 말이다.

100명의 사람이 40억 인구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한다는 요즘이기에 혹여 사람을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 자로 구분하는 것에 암묵적 동의를 넘어 당연하다 끄덕이는 분위기라면…단지 입발린 위로가 아니라 오래전 세상의 시작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기억해 보자. 우리는 모두 창조주의 뜻을 따라 선하게, 동일한 사랑으로 빚어졌다는 것을, 누군가 사람간의 그 못된 차별을 주장 할때면 다시금 우리가 지닌 출생의 비밀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리고 그 오랜 하나님의 형상이 오늘도 우리안에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음을…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특히나 이 창조의 복음을 널리 전해온 신앙의 공동체라면 더더욱 사람의 외모, 배경, 출신, 배움과 소유의 많고 적음을 따라 시선을 달리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백년전 그들의 '인류평등의 대의'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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