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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근 Jae Lee

천국 나그네의 윤리 (1)

"오늘도 걷는 다 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지나온 자국마다 눈물이 고였다… 타관 땅 밟아서 돈지 십년 넘어 반평생 사나이 가슴속엔 한이 서린다…" 1940년 출시된 백년설의 노래 "나그네 설움"의 몇 소절이다. 일제의 압제가 한창이던 시절 태어나 당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도 유명한 이 노래는 80년 세월만큼이나 사람들의 귓가에서 점차 멀어져왔다. 하지만, 유독 '나그네'하면 떠올리게 되는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는 곡으로 종종 소개되는 "나그네 설움." 그런데 이 서러움과 한의 정서가 단지 한국인들만의 것이 아님을 우리는 쉽게 알수 있다. 특히 성경 속, 오래전 애굽의 종살이에서 벗어난 이들 역시 자신들을 '나그네'로 알았다는 이야기 속에서 말이다.



무려 430년 세월, 거대제국의 노예로 살던 야곱의 자손들이 홍해를 건넌 후 이들의 마음은 사실 기쁘고 즐겁기보다 복잡하고 불안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번도 자유인으로 살지 못했던 이들에게 하룻밤새 들이닥친 자유는 어색하고 불편했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그들을 난감하게 했다. 당연히 그 사정을 꿰뚫어 보았던 야웨 하나님, 그들의 하늘 아버지는 자유인으로 살며 지켜야 할 기본 가치를 열가지 계명으로 선물해 주었다. 그것도 절대 잊지말라고 친히 돌판에 새겨서까지… 십계명은 단지 법률, 규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게 법이 주어졌다는 건 그들의 자아 정체성이 새로워졌고, 더는 누군가의 통치나 지배를 받는 노예가 아닌, 스스로 법을 세우고 지켜나갈 수 있는 자유인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그렇게 이스라엘을 재창조 하신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야웨 하나님이 밝혀준 이스라엘의 정체성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바로 '나그네'로서의 이스라엘이다.

'나그네의 사정…' 특히나 이민자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 한켠 언제나 자리하고 있는 정서라고 볼 때, 이는 80년전 백년설의 노래마냥 타향을 사는 아픔, 슬픔, 서글픔 등을 말해주고, 뼈저린 고난의 경험은 누군가의 고생담, 무용담이 되어 한 맺힌 스토리 라인이 되곤한다. 때론 출애굽 이야기 속 이스라엘 사람들의 형편과 우리의 속 사정을 동일시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출애굽 본문속 나그네 사정은 우리가 통상 생각하는 그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임을 우리는 말씀을 곰곰히 들여다보면 금세 깨닫게 된다. 자기 백성에게 십계명을 해설 하시며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 (출 23:9) 이 말씀은 그냥 좋은 마음 갖고 착하게 살라는 정도가 아니다. 만약 나그네를 압제하고, 학대하고,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면 하나님은 맹렬한 분노로 칼을 드사 그런 행악자들을 죽이겠다고까지 하시는 것으로 봐서, 나그네 사정을 기억하고 그런 형편에 있는 자들을 돌보는 일은 하나님의 본심중의 본심이며, 나그네들의 사명이라고까지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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