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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근 Jae Lee

신실(信實)하기 위하여…

최근 기도와 관련된 책에서 흥미로운 대목을 만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어느 전도사님 한 분은 신학교에 가기 전 어찌나 기도를 열심히 했던지 토요일 저녁이면 다음날 설교 내용을 성령께서 직접, 친절하게, 토씨 하나까지 알려주셨고, 그 원고대로 설교를 하면 주일 집회는 언제나 은혜 충만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신학대학원 입학 후, 어찌된 일인지 그 놀라웠던 토요일 밤의 기적은 사라졌고, 그 이유를 믿는 자신의 기도에 하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한다. "이제 너도 신학교에 입학했으니 설교문 정도는 직접 네 힘으로 작성하도록 해라." 말씀에 순종한 그가 매주 설교를 준비하며 깨달은 사실은 대략 두 가지였다. 우선, 매주 설교준비는 많은 양의 공부를 필요로 한다는 것, 한편, 공부하며 깨닫고 보니 자신이 했던 그 충만한 설교의 많은 부분들이 아뿔사…, 틀린 내용이 많았다는 것.

설교자뿐 아니라 모든 믿는 이들에게 기도란 빼놓을 수 없는 훈련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기도의 내용과 이를 기반으로 한 믿음의 삶이 신실하기 위하여 믿는 이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하나님 공부하기이다. 그리고 그 신실함을 위한 공부에 빠져서는 안 되는 부분이 진실하게 질문하기이다. 진실한 질문 없이 우리의 신앙은 결코 진실한 해답을 찾을 수 없기에…

2013년 사망한 헬렌 토마스 기자는 1960년대 케네디로부터 21 세기 오바마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무려 50년간 백악관 출입 기자직을 수행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 면전에 증거 없는 침공을 비판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던 그녀는, 한 인터뷰를 통해 미국 언론의 사명을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가 질문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왕이 되며, 그는 국민으로부터 우리를 통해 전달되는 질문에 대답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지구상 대표적 민주국가, 신뢰할 만한 행정부 수장에게 오히려 더욱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그녀의 일갈은 사실 믿음의 공동체에도 적용해야 할 가르침이다.

중세 기독교의 타락은 여러 가지 이유에 근거한다. 그 주요한 이유 중 하나를 꼽는다면 감히 교황의 권위에 반하는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성경을 읽고 재해석 하는 권한조차 그에게만 종속되던 그때, 성경을 향한 진실한 질문은 언감생심, 감히 마음에 품기조차 어려웠던 시절…그러기에 더욱 개혁을 외쳤던 루터의 가르침은 그 울림이 클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계명과 말씀을 외우고, 노래하고, 고민 (nachdenken)하십시요. 그것이야말로 의심할 여지 없이 악마를 쫓아 버릴 강력하고 거룩한 분향이며, 진실로 참된 성수요, 십자가의 표지입니다."

1529년 루터의 대교리 문답에 드러난 깊은 성찰(nachdenken) 의 권면은 믿는 이들의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기를 원한다면, 그럴수록 더욱 진실하게 질문해 보자. 내 믿는 이유는 무엇인지? 믿음의 공동체가 지닌 목적은 무엇인지? 왜 교회에 가는 것인지?…그리고 또한 기억해 보자. 진실한 질문을 가능케 하는 것은 오직 열심있는 믿음 공부, 하나님 공부하기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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