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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근 Jae Lee

마음다함과 가인의 낯빛


얼마전 샌프란시스코의 힐튼 호텔에선 독특한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참석자의 많은 수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IT 기업 종사자들 이었지만, 그 컨퍼런스의 주제가 흥미롭게도 '명상'이었다. 올해로 10번째 개최된 위즈덤 2.0., 기술과 지혜의 만남을 추구하며 명상의 유익을 전해온 이 컨퍼런스는 마치 검색기계가 되어버린 50억 지구인들에게 바깥 세상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열고 그 내면 세계를 검색하라 강권한다. 이를 위해 명상을 통한 '마음다함 (mindfulness)'의 소중함을 삶속에 간직하라며 말이다.

'마음다함'…, 그 내면으로의 여행이 주는 유익은 많을 것이지만, 그중 가장 좋은 것은 자기자신과의 진솔한 만남이다. 어찌 생각하면 놀랍기도 하다. 태어나서 부터 나 자신이 아닌 적 없었지만, 정작 스스로를 만나지도 알지도 못한채 살아간다는 것. 더우기 치열한 경쟁속에 그 누군가 보다 특별하고 뛰어나기를 애쓰며 상황 따라 수많은 나를 만들어야 하는 요즘이기에 참된 나와의 만남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어졌고, 소위 '정체성 과잉'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마음 깊은 곳 숨겨진 진짜 자신과의 만남을 향한 갈망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오죽하면 21세기 첨단기술을 살아내는 이들 조차 단순한 머무름 속에 '마음다함'을 이야기 하게 되었을까?

참된 자아를 향한 '마음다함'은, 한편, 단순히 자기안에 머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깊은 내면의 검색은 마치 스스로가 세상의 중심인 듯 여겨온 우리에게 타인역시 똑같이 소중하고 가치있는 존재임을 알게 해 주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들의 내면검색이 온통 '나! 나! 나!'로 끝날 것이라면 그 마음다함의 수행은 그저 고상한 자기성취의 취미로 끝날 것이고 어떤 상황에도 '내가 뭘? 내가 어때서?'라며 타인을 향한 배려와 겸손을 잃어버린 사람을 길러내게 될 것이다.

창세기, 그 태초 이야기의 첫머리는 상반되는 두가지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창조세계의 아름다움과 사람안에 심긴 거짓과 미움, 그리고 살인의 추억… 유독 안타까운 장면으로 떠올리는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창세기 4장)는 사람의 깊은 곳에 자리한 '나'중심의 마음이 얼마나 큰 비극을 만들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얻음'이란 이름부터 특별했던 가인은 고작 '수증기, 헛됨'이란 뜻을 지닌 아벨이 하나님께 받아들여지는 사실을 이해하거나 용납할 수 없었다. 그의 안색은 변했고, 눈은 내리깔았으며 하나님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 마음은 온통 '내가 왜? 내것이 어때서?' 라는 분함으로 가득했고, 결국엔 인류 최초의 형제간 살인이란 사건으로 귀결되었다. 감히 '수증기'같은 주제에… 라는 아벨을 향한 그의 낯빛과 함께 말이다.

사람의 마음은 늘 그 얼굴빛으로 드러난다. 사람의 깊은 속과 겉표면은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분주한 일상과 치열한 경쟁은 우리에게 다양한 얼굴을 지니라 강요하지만, '마음다함'은 오히려 우리의 깊음속 그 한 사람을 진실되이 만나라 한다. 그리고 세상의 중심이 온통 나 자신이라 믿는 어리석음을 넘어 타인과 그 마음을 향한 용납으로 나아가는 것, '마음다함'은 그렇게 가인의 낯빛을 극복해가는 소중한 영적 여정의 길벗이 되어질 것이다. 그러기에 오늘도 잠잠히 내 안의 나를 검색해 보자. 그 깊음 가운데 만나는 내가 결국 나를 자유케 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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